[2024-01-14] 우리나라는 왜 아직도 아래 한글을 쓰는가?
아래 한글 때문에 생기는 불편함
나는 공공기관과 일을 할 일이 많았기 때문에 아래 한글과 뗄래야 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래 한글과 관련한 단축키는 꾀고 있을 정도지만, 또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금세 잊어 버린다.
이것 말고도 외워야 할 단축키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몇 시간 만져보면 금세 익숙해지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word 등의 office 툴이 지배적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왜 아래 한글 사용이 이렇게 많을까?
MS에서의 오피스 툴이 지배적이고, google에서도 웹에서 사용 가능한 docs 등을 내놓았으며 꽤 많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 클라우드와 연계해서 상당히 강력한 툴이 되었다. 생태계 또한 우리나라에 국한되는 아래 한글과 다르게 전 세계적이기에, 원하는 기능을 얼마든지 구현해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거의 국제 표준이라고 봐도 무방한데, 유난히 우리나라 공공기관에서는 아래 한글로 된 문서, .hwp 등의 문서를 취급하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고시공고를 열람하거나 작성해야 할 때는 꼭 뷰어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편집할 때는 심지어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한컴 독스나 네이버 클라우드에서 편집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최신 규격과 호환이 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문서를 열어보면 서식이 전부 틀어지고 엉망진창이다.
문제는 일반 사용자는 어쩌다 한 번 쓰는 아래 한글 때문에 그 비용을 지불하기가 부담스럽고, 비용을 지불한다고 하더라도 매끄러운 사용경험을 주는 것 또한 아니라는 것이다.
Mac 버전도 출시했고 웹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한컴오피스도 발전했지만, 공공기관에서 원하는 수준의 멋지고 깔끔한 문서를 만들기에는 Windows 외에는 어렵다.
나는 현재 업무용 PC로 Mac을 사용하고 있지만, 아래 한글 때문에 Windows가 필요하고 이것만 아니면 컴퓨터를 두 대 쓸 이유가 없는데 상당히 불편하다.
IT 강국이라고 하는데, 사실상의 국제 표준인 이런 툴을 이용하지 않고, 갈라파고스화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나라와 해외의 결정적인 차이
우리나라 공공기관에서 word 등의 국제적인 오피스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고 아래 한글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공공기관 등에서 이용하기 위한 라이센스 비용과 관련된 것도 이유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개발자의 관점에서 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았고 그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라이센스 비용 문제가 있었는지 다른 어떤 이유가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실무 현장 레벨에서 느끼는 국산 오피스 프로그램과 외산 오피스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이는 '표 기능'에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국산 오피스 프로그램의 표 기능은 정말 강력하다. 테이블을 마음대로 쪼개고 합치는 것이 가능하고 변형할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 스마트 에디터든, 마크업 언어든, Word든 이런 표 기능을 본 적이 있는가?
아래 한글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표 기능을 이런 곳에서 사용하려고 하면 답답함이 몰려든다. 아래 한글로 문서를 정리하는 데 익숙해진 사람은 Notion 등의 툴을 이용하면 '기능이 약하다'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하지만 이는 한컴오피스의 기술이 뛰어나고, 해외의 기술이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그 차이가 있는 것이다.
웹 표준도 결국 우리나라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해외에서 출발한 것이기에 웹에서도 아래 한글처럼 자유자재로 표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아래와 같은 정보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1번 : 테이블 방식
항목 | 2023년 | 2024년 | 증가율 |
매출 | 1억 | 1.2억 | 20% |
순이익 | 5천만 | 6천만 | 20% |
2번 : 열거형 방식
2023년에는 총 매출액이 1억원이었으며 2024년에는 1.2억원으로 신장하여 매출 증가율은 20%를 달성했다. 각각의 순이익도 2023년에는 5천만원, 2024년에는 6천만원으로 순이익 증가율 또한 20%를 달성했다.
In 2023, the total revenue was 100 million KRW, which increased by 20% to 120 million KRW in 2024. Similarly, net profit also grew by 20%, rising from 50 million KRW to 60 million KRW.
어떤 것이 더 보기 편한가? 첫번째 표 방식이라면 당신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다.
한국인들은 빠르게 필요한 정보만 습득하는 데 그 중요성을 두고 있고, 영미권에서는 논리적 흐름과 맥락을 더 중요시하는 문화적 차이가 있다.
따라서 Google Docs든 MS Word든 표 기능을 더 세분화해서 개발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웹 개발에서의 측면
모던 웹에서 당신은 표를 본 적이 있는가? 거의 없다. 있더라도 이미지 형태로 제공되지 원초적인 형태의 table로 제공되는 것은 거의 본 적이 없다.
JSON으로 관리하는 DB 형태의 데이터를 보여주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지만, 그 외 일반 대중들에게 공개해야 하는 페이지에서는 테이블 태그가 잘 사용되지 않는다.
테이블 태그는 웹 최적화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1. 표는 고정된 행(row)과 열(column)을 사용하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 등 화면 너비가 전부 다른 사용 환경에 대응할 수가 없다. 반응형 디자인을 설계하기 어렵다.
2. 표 내부의 데이터는 문맥 없이 단순 키워드만 나열한 것으로 SEO 봇은 해석한다. SEO 봇 입장에서 보았을 땐 단순히 단어를 나열해 놓은 스팸 페이지나 다를 게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SEO 최적화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만약 웹 개발을 하고 있고, 이런 데이터를 다루는 과정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데이터 간의 수치를 비교하는 데에 있어 테이블을 선택하는 것이 더 가독성이 좋다고 생각이 된다면,SEO에 최적화하기 위해 영미권의 방식대로 서술형으로 작성하되, 비교가 필요한 부분은 그래프 등으로 시각화하여 자료를 보완하도록 하자.
물론 마크업 언어에서도 테이블 태그와 관련해서 ARIA 속성 등 SEO 최적화를 꾀할 수 있는 기능이 있지만, 모던 웹에서는 거의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꼭 필요한 순간이 있을 수 있으니 알고는 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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